나의 이야기

그늘진 차 안에서

낡은등대 2017. 12. 11. 06:48

 

 

 

 

끝을 알잖아

이런 사이의 마지막이 어떠할지.

참 이상한 거지

뻔히 알면서 막다른 곳으로 달려가는 게.

지워야 하는 걸 알지만 지우고 싶지 않아.

물론 기억해, 전에도 그랬어

언젠간 이 모든 걸 지우고 싶어진다는 것과

저주하며 까마득히 기억 저편으로 묻어뒀었다는 걸.

내 속의 애잔함을 무얼까.

네 부정함을 즐기며 내 부정을 마주하는 불쾌감이면서도

네가 애써 벗지 않는 굴레를 벗겨주고 싶은

참 한심스러운 멍청함일테지만,

이상하게도 이건 진심이야

시간이 지나면 다신 널 보지 않길 바라겠지만

지금만큼은 그렇지 않고

그러면서 난 지금의 네게 빠져있잖아.

 

담배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