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등대 2018. 1. 10. 22:14

 

살면서 나쁜 짓을 저지르면

그 경험의 얼룩이 삶에 묻어나고,

그 얼룩은 흠집이 되어

절대로 지워지지 않을 것만 같다는 생각을 한 W은

갑자기 삶이라는 것이 너무 무섭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는 어릴 때 읽은 동화책을 떠올렸다.

한 아이가 초콜릿을 많이 먹고 잤다가 극심한 치통을 느껴

새벽에 치과에 가서는

이는 고칠 수 없으니 뽑는 수밖에 없다는

의사선생님의 문진을 받는다는 이야기.

어린 W는 그건 너무 가혹하다는 생각을 했다는 것과

막연하게 책임이라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느꼈다는 걸

기억해냈다. 모든 건 다시 할 수 있는 게 아니고

마음과 생각은 과거의 경험으로부터

마냥 벗어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사실은

일종의 도덕으로부터 멀리 도망쳐와버린 W에게

꽤나 엄중하고도 무섭게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