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회사에서
낡은등대
2019. 11. 15. 12:39
후배가 생겼다.
지금 생긴 건 아니고 반년쯤 됐다.
4월에 우리 팀으로 전입왔으니까.
처음 만나는 후배였다.
학교에서 누구와도 어울리지 않았고
내가 있었던 어떤 단체에서도 난 나대로 살았지만
회사는 그럴 수가 없었다.
어쩔 줄을 몰랐다. 어떻게 일을 같이 할지
어떤 표정으로 말을 해야 할지
어떤 사람이 되어야할지 어떻게 보여야할지.
후배는 일을 곧잘 해냈다.
부탁한 일을 놓친 적이 없었고
모르면 그때그때 물어봤다.
싹싹한 편은 아니었지만 선하고 착실한 사람이었고
내가 만난 사람 중 손꼽히는 성실한 사람이었다.
같이 일을 할수록
내 사적인 생각을 나눌 기회가 생겼고
종종 그런 일들이 즐거웠다.
선배들에게선 느낄 수 없었던
그런 약간의, 공과 사의 구분이 약간은
내 안에서 허물어지는 그런 느낌이 들었다.
내 선배들도 그랬겠지.
좋은 후배와 이런 저런 시간을 갖고 싶었을테지만
물론, 난 일단 이사람처럼 좋은 후배가 되질 못했고
언제나 선배들이 내 사적 영역에 들어오는 걸 선그엇다.
생각해보면
내가 좋으면 좋은 거라고 생각하고
내가 싫으면 싫은 거라고 생각하나보다.
어리석은 생각인데, 그러고 있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