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이야기

어둠 속의 댄서

낡은등대 2020. 6. 7. 02:48

"뮤지컬엔 끔찍한 일들이 일어나지 않아요"

끔찍한 일들을 겪고있는 셀마에겐
뮤지컬의 비현실적인 환상이 필요했을 거 같아.
현실에선 누구도 거리에서 탭댄스를 추지 않지만
그렇다고 뮤지컬을 꿈꿀 자유조차 없는건 아니니까.

삶의 곤고함을 잊어낼 아편.
마지막 걸음을 완주하게 해줄 아편같은 것.

영화 속에서 셀마가 뮤지컬을 상상하는 장면은
일상의 장면들과는 달리
유난히 높은 채도로 화면이 그려지는 것처럼,

내 삶에서도 아편같은 순간들을 생각하면
바보같은 웃음이 나오면서
내 만성적인 우울감은 화면밖 어딘가로
불편하고 무거운 짐들은 다음 시퀀스 어디쯤으로
밀려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