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6월 8일 오전의 일기

낡은등대 2020. 6. 8. 12:27

이상한 감정이야.
응, 그래 이것 참 이상한거야.
왜일까
대체 무엇 때문일까.
잘 생각해봐.
왜 그애가 주말에 출근했다는 게
그렇게 마음이 쓰이는걸까.
힘들까봐서
고생하는 게 눈에 밟혀서
회의도 보고도 귀에 눈에 잡히질 않잖아.
내가 대체 뭔데?
나?
사수였지. 그것도 이미 일은 다 떼줘버린 무용한 사수.
그래 그런걸거야
적당한 예는 아니지만
엄마가 첫째아들 군대보내고
혼자 싱숭생숭해하는,
내지는
아빠가 첫째딸 시집보내고
혼자 헛헛해하는 그런 감정.
둘째때는 괜찮아지는
언젠가는 졸업하게되는
그런 감정일거야.

그 애에게 얼마나 부담스럽고 싫은 느낌이겠어.

뻔히 알잖아, 내게 들 거부감 말이야.

애써 삼켜보자.

나의 아저씨 있잖아.
관계와 구도는 다르지만
그래 그런거
이선균이 아이유를 애틋하게 여기는 그런 것.
나는 관계에 서툴고
감정에 어색해하니까
성장통인거야.
나이를 이렇게 먹었지만
나는 잘 자라지 못했으니까
어리석도록 나이만 먹었으니까
나는 아직도 자라고 있는거뿐이야.
어쩌겠어
내가 아직 유치한 아이같은 걸.
이렇게 하나하나에 멋있게 굴지 못하는
그런 사람인걸.
길을 물어볼 사람이 없지만
어쩌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