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등대 2020. 6. 11. 01:00

잠에 쉽게 들지 못하는 것.
사람들 대하길 힘겨워하는 것.
어제오늘 일이 아니면서도
이건 이상한 거야, 오늘은 유난했던 것뿐이야,
딱지를 붙여버린다고해서
내일이면 잠에 잘들고
모레에 사람들과 잘 지낼 수 없겠지.

그냥 내가 그런 것을.
나는 원래 잠들지 못하고
사람들이랑도 잘 지내지 못하는 사람인 것을,
원래의 난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고개를 저어대면서
부인하는 내 꼴이 이기적이구나.
이웃에게는 보이는 모습으로 판단하고
일체의 변명을 용납하지 않으면서
스스로에 대한 핑계는 얼마나 후한지.
용납과 책망의 대상은 얼마나 다른지.

남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고
나를 있는 그대로 뉘우치는
꿈꾸던 그런 사람이 되기엔 글렀다는 것,
이젠 그것 또한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