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불면증과 꿈

낡은등대 2020. 7. 6. 03:57

겨우 잠들면
진짜 애써서 겨우 잠들고 나면
기껏 결국 꾼다는 꿈이
현실의 연장이다
여전히
시달리는 문제에 시달리고
쫓기는 생각이 날 따라오고
어지러웠던 감정이 영롱한 색을 칠하고
보고 싶은 사람이 나타난다

그러다 깨면
딱 지금쯤 세시 네시 사이에 깨면
이럴거면 왜 잔건지
세상 잊으려 애써 왜 기껏 잠든건지
이유를 모르겠어

그러면
이건 좀 무서운 말인데
죽어서도 이럴까,
생이 끝나고나서도
쫓기던 일들에 나는 계속 쫓겨서
쫓아오는 것들은 사라져서 없어졌어도
나는 여전히 쫓기는 어떤 마음만
남아있게 될까
그런 무서운 걱정이 든다

괴로운 일들이 세상엔 너무 많고
내 삶은 그걸 받아내기 벅찬 건지
꿈에서마저 세상을 마주대하고 있고
잠에선 깬 지금은
잡을 것을 찾아 따뜻한 핸드폰을 꼭 쥐고
난 부질없이 보고 싶은 사람과
따뜻했던 손을 떠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