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이야기

곡성, 인과관계 부재의 공포

낡은등대 2016. 5. 25. 20:55

 

사람의 평정이란 이렇게나 이성적이었던가. 참된 공포는 역시 설명이 불가하고 예측이 불가한 대상을 마주할 때 우러나오는 것이다. 앞뒤가 잘 들어맞는 공포 영화, 공포의 원인이 사회와 인간 내에서 발견되는 공포 영화는 사실 드라마 혹은 다큐일 뿐이다.

 

사실 그렇다. 내가 왜. 왜 하필 내게. 이런 질문이 얼마나 감정을 무너뜨리는가. 물론 때로는 디테일한 설명이 더욱 마음을 흔들지만, 탓할 데 없어 허공에 묻어야 할 질문의 잔인함도 피칠갑의 곡성만큼 두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