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침묵
낡은등대
2021. 5. 30. 22:01
할 수 있는 말이 없는 그 순간에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이 좋은 것을 알았지만
아무 말을 하고야 말았던 건
너를 시간 속에 덩그러니 흘려보내고 싶지 않아서였어.
비는 잦아들었지만 네 마음은 그러지 못해보였고
오히려 너와 나의 많은 것들이 젖어들어갔지.
무엇으로 인해 젖은 것인지
어떤 것이 서로의 마음을 젖게 하였는지
정확하게 우리는 운을 떼지 않았지만
서로의 마음을 우리는 알고 있었다고 믿어.
조용했던 우리의 시간들을 기억했어.
우리는 조용한 사람들이었고
정적은 종종 거니는 중에 생겨났지만
찬바람처럼 부유하지 않았고
따뜻한 입김이 되어 서로에게 닿았잖아.
이제 나는 조용하지 않지
맞아 이 블로그도 마찬가지야
때로 가만히 있는 것이
기록하지 않고 흘러보내는 것이
예의와 애정이라는 것을 나는 알아. 그래도,
침묵하는 마음 속에 너를 혼자 두고 싶지 않고
그 조용함에 침잠할 너를
이제는 내가 손을 뻗어 잡아내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