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Jamiroquai - Automaton

낡은등대 2017. 8. 3. 12:58

 

 

 

그땐 중학교 3학년이었는데, 난 38번이었다.

당시에는 이름 가나다 순에 따라 주어지는 번호에 맞추어 일렬로 책상 배치를 했었고,

정씨인 내 앞자리에는 전씨 성을 가진 학생이 앉았었다.

 

눈에 띄도록 외향적이었던 그 친구는 반이 배정된 지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아

쉬는 시간을 틈 타 칠판에 낙서를 하기 시작했는데,

첫 낙서는 희한하게도 추천 음악 리스트였다.

그리고 Eric Johnson의 Manhattan이 포함되어 있었던 중3짜리의 그 해괴한 리스트에는

Jamiroquai의 Virtual Insanity가 포함되어 있었고,

난 원래부터 눈여겨 보고 있었던 그 친구에게 호감이 생겼다는 구실을 비로소 찾아내게 되었다.

 

 

Automaton, 자미로콰이의 정규앨범이 7년 만에 나왔다.

우리가 종종 구워 선물로 주고받았던 700MB짜리 음악 CD처럼,

끌리는 15여 개의 곡을 골라보라고 한다면

나는 자미로콰이의 Automaton 앨범의 곡을 이번에도 고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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