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이야기

매기스플랜, 경쾌함에 대하여

낡은등대 2019. 12. 6. 08:43

 

생애주기에서 불쑥 튀어나오는 이벤트 따위들을

천진하게 맞이하는 사람들에게선

뭔가 사랑스러운 구석이 있다.

 

매기의 경쾌한 웃음과 걸음걸이가 매력적인 이유는

원래 그러기가 쉽지 않다는,

인생은 사실 비관적인 구석이 많다는

조금 무겁고 조금은 참담한 사실에서 비롯되는 거 같다.

 

 

내가 아는 P가 그랬는데,

그 사람은 매 순간을 만끽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

맛있는 커피, 시원한 바람, 사람들과의 유쾌한 대화 등

꼭 좋은 것들 뿐만 아니라,

당장 겪고 있는 고민을 깊이 생각할 줄 알았고

지금 닥쳐와버린 역경이랄까, 그런 것들마저도

꼬옥 끌어안고 내 삶으로 소화할 줄 아는

그런 사람이었다.

 

표현이 좀 이상한데,

조금은 우울한 거 같았지만 비관과는 거리가 멀었고

난 그런 P에게서 알 수 없는 경쾌함을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