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한 느낌이 든다.
살인을 거부하면서 전쟁에 뛰어든다는 사실 말이다.
전쟁은 반대하지만,
어쨌거나 전쟁 속에서 사람이 죽는 건 사실이니
사명감으로 부상자들을 살리겠다고 마음먹은
도스(앤드류 가필드)에게 얼마나 복잡한 생각이 있었을까.
애써 살려낸 사람들은
회복 후에 결국 다시 전쟁의 체스말로 불려들어갈테고
체스놀이하는 집권자들은 다시 늘어난 병력의 숫자와
그 숫자로 작성된 문서들을 통해 전쟁을 계속할텐데.
오히려 전쟁을 재생산하는 건 아닐까
되려 더 많은 사람을 죽도록 만드는 건 아닐까
이런 고민이 도스(앤드류 가필드)에게 분명히 있었을 것 같다.
그런 고민은 묘사되지 않았지만
도스는 어쨌거나 그럼에도 전쟁의 포화 속으로
재차 뛰어들어간다.
그리고 도스의 헌신을 통해 사지에서 되살아난 전우들에게
도스가 있는 전장은 곧 이상, 천국이 된다.
이상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걸까.
현실과의 접점에서 차선을 선택해야
현실에 이상의 빛이 조금이라도 비춰지는 것만 같다.
하지만 그렇게 된다면
그건 이상일까 아니면 그저 약간의 개선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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