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23.05.04.

낡은등대 2023. 5. 4. 23:18

엄마 잘있어?
엄마가 이곳을 떠난지 벌써 5년이 되어가.
나도 더 나이가 들었어.
엄마가 삶을 힘겨워했을 때의 나이야.
그때의 엄마와 내가 친구의 나이라니.

경력직으로 이직한지 1년 정도 되어가고
동료들과 회식을 했어.
내가 일은 어찌 하는지와는 무관하게
나는 항상 겉도는 느낌을 받아.
내가 사는 것의 이면에 무엇이 있는지
평생에 걸쳐 궁금해하다가
나는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을 찾는걸 멈췄어.

나는 이상하게 회식을 하고 나면
허무한 기분이 들어.
사람들을 만나서 그런가?
그럼 일하는 건?
일은 무엇을 위하는 건데?
답을 내릴 수 없고 종잡을 수 없는 기분을 느낄 때
나는
엄마는 서운하겠지만
엄마의 생사를 두고 내가 느꼈던
그 이상한 기분이 떠올라.

난 이제 엄마의 죽음 앞에서 울지 않아.
그 상실감이 무뎌졌겠지.
그렇지만 엄마가 남기고 간
삶과 죽음에 대한 내 의문섞인 감정이
사라진 것은 아니야.
평생 날 따라다닐거야.
그것이 무엇이든간에 엄마는 그래서
나와 늘 함께 있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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