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이야기

블레어 위치, 2016년에 다시 보는 99년식 공포

낡은등대 2016. 12. 2. 02:57

 

장점 :

 

1. 오랜만에 핸드헬드 / 파운드푸티지를 극장에서 볼 수 있습니다.

2. 원작에 대한 충성심이 매우 높아서 원작의 내용을 어그러뜨릴까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3. 몇일을 헤매도 길을 못찾을 만큼 넓은 국립공원을 보고 있자면 녹색당에 한 표를 주고 싶다는 각성을 할 수도 있습니다.

 

단점 :

 

1. 충성심이 너무 높아서, 공포감을 주는 연출과 기법, 심지어 플롯의 구성까지 99년 수준에 머물러 있네요.

2. 새롭게 등장하는 드론 등 촬영장치의 활약이 너무나 미비합니다(끌려가고 실종된 주인공들이 귀에 꽂은 카메라도 나중에 다 회수된 건가요?)

3. 숲을 다 밀어버리고 공장이나 아파트를 세웠으면 마녀의 설 곳도 사라졌으리라 생각하는 자들이 생겨나 군사정권 시절 독재자들의 생가를 복원하고 더 큰 동상을 세우고자 할 수도 있겠습니다.

 

포인트 :

(스포있음) 중간에 합류한 커플이 몇날을 걸어도 해를 보지 못했다고 말하는 순간부터 구원의 가능성이 제로로 느껴져서, 쫄깃한 공포감이 사그러듭니다. 다 죽겠구나 싶으니 후반으로 갈수록 일종의 슬래터 무비를 보는 기분이 드는 게 사실이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