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해야 할 점은, 이 영화가 담배 산업의 어두운 이면을 그리고 있다거나 자본 등 외압으로부터 언론이 얼마나 독립되어야 하는지 그리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우리가 눈을 치켜뜨고 봐야할 것은, 사람들의 건강하게 살 권리, 중요한 정보를 알 권리가 실질적으로 소수의 거물들의 손에만 쥐어져 있다는 점이다. 알 파치노가 얼마나 빽빽거리며 정보를 손에 입수하려 하는지, 러셀 크로가 표정을 얼마나 많이 일그러뜨리며 고뇌에 찬 내부고발자의 연기를 해내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사실 그것들은 일종의 허위다. 문제는 잘난 빅샷들에게 우리의 권리와 자유가 얼마나 넘어가버린 상황인지 대면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이렇게 대놓고 보여줘도 우리는 알 파치노와 러셀 크로의 영웅담에 쉽게 반해 버리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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