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이야기 86

윈터스본, 생존의 장르같은 것

1. 리 돌리(제니퍼 로렌스)가 안됐다. 연민의 마음이 드는 이유가 뭘까. 뭔가 안됐다 싶다. 정신병을 앓는 어머니와 한참 어린 두 동생을 홀로 돌봐내고 있는데, 그 와중에 아버지는 선고 전에 어디론가 튀어버려서 집이 경매에 넘어가게 생겼다. 그런 상황은 흔한 상황이 아닌 듯 싶고, 예외적인 불행이라는 게 리 돌리를 좇아가는 것만 같다. 생각해보면 연민의 마음은 그 상황을 초래한 사람이 리 돌리가 아니라는 판단에서 출발한 거 같다. 이제 고작 17살 소녀가 무슨 죄가 크다고 말이다. 2. 그런데 리 돌리는 딱히 누구에게 책임을 묻지 않는다. 원망하며 주저앉아서 원인제공자가 결자해지하기를 기다리지 않는다. 그녀는 발로 뛰면서 일을 해결해나간다. 그 과정에서 얻어터지고 남에게 신세지는 일체의 비용도 누구에게..

영화이야기 2019.1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