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러의 보디가드, 빈정거림에 대하여
빈정거림은 뭐랄까, 일종의 예술이에요. 아니면 스포츠같기도 하고요. 그 왜 프로레슬링처럼요. 분명히 이건 격한 스포츠잖아요. 목을 조르고 뛰어내리고 철제의자로 패고. 하지만 대본이 있는 연기인지라 아무도 다치지 않아요. 고도로 계산된 움직임은 피해를 최소화시키고 과장된 몸짓과 드라마틱한 서사는 되려 웃음과 환호를 만들어내죠. 빈정거림은 그래서 프로레슬링같은 거에요. 아픈 데를 찔러도 상처가 나지 않고, 무자비해보여도 사실 어떤 면에선 아끼는 거니까요. 그리고 무엇보다 빈정거림의 저변에는 신뢰가 있거든요. 믿는 만큼 더 큰 기술이 들어가잖아요. 상대방 말 중 절반쯤은 진심이 아닐 거라는 확신, 나도 얼마든지 그 정도 빈정은 댈 수 있다 생각할 만큼 둘 사이에 형성된 라포, 지겹도록 같이한 식사, 내가 의도..